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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Chat)GPT'가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으면서 'Threat GPT', 'Medical GPT', 'Dirty GPT' 등 유사한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신청하는 기업들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오픈AI가 'GPT'라는 단어의 상표 등록을 서두르며, 상표권 강화 행보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 챗GPT, 상표 등록 가능할까?

IT 뉴스 사이트 테크크런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2년 12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사전 훈련된 생성형 트랜스포머)'의 약자인 'GPT'에 대한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오픈AI는 미국 특허청(USPTO)에 "무수의 권리 침해와 모방 앱이 생기고 있다"는 이유로 심사 과정을 앞당겨 달라는 청원을 내기도 헀지만, 이는 지난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특허청은 신속한 GPT 상표 등록 요청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청원 수수료가 누락됐고 오픈AI가 특별조치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적절한 증빙서류 제출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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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을 느낀 오픈AI는 24일(현지시간) 회사 홈페이지에 챗GPT의 API를 사용한 서비스 명칭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골자는 자사 API를 사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 서비스명에 ‘GPT’, ‘오픈AI’, ‘챗GPT’ 등의 단어를 붙이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 'GPT-4로 구동되는'(powered by GPT-4)나 'GPT-4로 개발된'(ChatGPT-powered), 'GPT-4에 기반한'(built on GPT-4) 등의 표현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비영리회사로 출범한 오픈AI가 영리 추구로 방향을 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 'GPT' 상표 대란...오픈AI 확보 가능성에 무게 

한편, 미국 대형 법률사무소 카&페럴(Carr&Ferrell)의 제퍼슨 셰어(Jefferson Scher) 파트너 변호사는 "오픈AI가 처한 상황을 감안할 때 결정(상표 등록 승인)에 앞으로 최장 5개월은 걸릴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심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 중 하나는 GPT의 T가 트랜스포머(Transformer)의 약자로, 구글 연구자들이 2017년 논문을 통해 처음 공개하면서 널리 사용하게 된 신경망 아키텍처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이는 챗GPT를 비롯해 생성형 AI 기술의 이론적 기반이 됐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서술적 표현이 기원이라고 해도 상표권이 인정될 수 있다.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역시 서술적 표현이지만 'IBM' 그 자체로 이미 공고한 브랜드 지위를 구축했다.  

또 오픈AI가 최초 모델인 'GPT-1'을 출시한 2018년 10월부터 4년 반 동안 'GPT'를 사용해 온 점도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챗GPT가 갑자기 유명해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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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이전에는 AI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진 정도의 작은 조직이었지만 2022년 4월 이미지 생성형 AI 'DALL-E2'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고, 이어 11월 챗GPT를 출시하면서 하루아침에 돌풍을 일으켰다. 따라서 GPT라는 단어를 오랫동안 사용해 브랜드를 구축해 왔다는 주장이 통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이의신청 기간에 'GPT' 상표 등록에 제동을 거는 시장 참여자도 상당수 등장할 수 있다. 이 경우 이의신청인은 "오픈AI의 'GPT'는 고유한 용어가 아니며 일반인들은 이를 넓은 의미에서의 생성형 AI에 관한 용어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오픈AI는 왜 진작 'GPT'를 상표화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셰어 변호사는 "챗GPT는 불과 수개월 만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떠올랐다. 오픈AI는 자신들의 성공에 방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셰어 변호사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오픈AI가 상표 등록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어떤 기업이 'GPT'라는 단어를 써도 문제가 없는지 상담해 온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무난하다'고 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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