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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요로감염 대부분은 배뇨를 위한 출구인 요도구를 통해 침입한 세균에 감염돼, 요로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병한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오염된 생고기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고기 섭취 때문에 미국에서만 연간 50만 명이 요로감염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원 헬스(One Healt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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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감염의 주요 원인은 대장균이다. 따라서 요로감염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대장균이 어떻게 요로에 침입하는지, 감염 메커니즘을 규명해야 한다.  

과거 연구를 통해 육류에 서식하는 세균이 요로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확인된 바 있지만, 식품 유래 대장균이 요로에 감염되는 경위나 발생 빈도 등 자세한 내용은 불분명했다.

이에 미국 조지워싱턴대 랜스 프라이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 의료기관에서 요로감염 환자에서 채취한 대장균 검체와 해당 지역 식료품 체인점 9곳에서 파는 육류에 부착된 대장균 게놈을 정밀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요로감염 환자에게서 채취한 샘플 1188건과 구입한 생닭·돼지고기·칠면조 고기의 대장균 샘플 1923건을 조사한 결과, 분석 대상 요로감염의 8%가 오염된 육류 섭취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연간 약 600만~800만 명이 요로감염을 앓고 있으며, 그 중 85%는 대장균이 원인이다. 연구팀 분석대로라면 이 중 8%인 연간 약 48만~64만 명의 미국인들이 오염된 고기를 먹고 요로감염에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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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분석에서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대장균이 가진 '가동성유전인자(transposon)'라는 DNA 배열이다. 

가동성유전인자는 대장균이 숙주에서 숙주로 감염되는 과정에서 빠르게 변화한다. 가령 조류의 대장균은 조류에 적응한 가동성유전인자를 획득한다. 따라서 우리 몸속에 조류 특유의 가동성유전인자를 가진 대장균이 발견되면, 최근 섭취한 닭고기로 인해 감염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프라이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고기 유래 대장균이 수십만 명에 달하는 요로감염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오염된 육류 섭취로 인한 요로감염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축 등 체내에 서식하는 대장균이 가축이 해체될 때 고기에 부착된다. 그리고 이러한 생고기나 가열이 불충분한 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체내에 침입한다. 섭취한 대장균 대부분은 위산 등으로 죽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장내에 정착하게 되고 그것이 어느 순간 몸속에 퍼지게 되면 감염의 원인이 된다. 이것이 혈류에서 발생하면 패혈증 등을 일으키고, 요로에 도달하면 요로감염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요로감염 예방을 위해 고기를 먹을 때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하고, 생고기를 다룬 후에는 손이나 도마를 자주 씻는 등 교차오염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프라이스 교수는 "감염병의 원인인 세균이 음식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식품 및 육류 생산자를 대상으로 추가적 책임을 요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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