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소비족 겨냥 기획력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친화적 콘텐츠 활용한 세대 마케팅으로 친(親)CU

생활에 밀접한 정보들은 아주 민감하게 주목됩니다. 유통은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뉴스 카테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생산자일 수도 있고, 동시에 소비자일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ESG가 있다면 소비자 ESG도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소비의 패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치소비’가 바로 그것입니다. 유통업계에 이슈들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편집자주>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데일리포스트=김명신 기자| 편의점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선방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매출 급증에 따른 업계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행보 배경에는 남다른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BGF리테일는 매출 선방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으로 지정됐다. 편의점 사업 관련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것으로, BGF의 공정자산은 2021년말 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말 5조700억원으로 27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편의점 매출 순위에서 CU는 7조 6158억원으로, GS25(7조 7800억원)와의 격차를 더욱 좁혔다.  

CU의 성공 전략에는 ‘가성비’와 ‘MZ’가 있다. 편의점은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하다는 인식을 탈피해 ‘장바구니 물가안정’에 뛰어들면서 ‘가성비 마트’로의 진화로 선방하고 있으며 MZ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한 세대 마케팅에 성공하면서 소비 부담을 덜고자 하는 소비자층을 전방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편의점이 가진 소비 문화의 힘이 콘텐츠에서도 빛을 발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는 평가다. 

◆ 알뜰 소비족 겨냥 기획력으로 가성비·가심비↑ 

10일 업계에 따르면 CU의 물가 안정 프로모션 ‘쓔퍼세일’이 지난 4월 기준 420%의 판매 성과를 기록했다. 쓔퍼세일은 월 통합 행사와 별개로 매달 1일부터 11일까지 주요 카테고리에서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인기 상품들만 따로 모아 총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 할인 행사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된 행사에서 관련 상품들의 판매량이 행사를 하지 않은 기간 대비 약 420%나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잇따른 물가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들로 구매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행사 기간 동안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쓔퍼세일에 대한 버즈량은 약 열흘 동안 1만여 건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으며 행사 상품 구매 기준 신규 멤버십 회원도 한 달 만에 95.4%나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CU는 ‘초특가’ 전략의 성공에 따른 행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계속되는 물가 인상으로 알뜰 소비가 올해 편의점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다방면에서 할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사진=BGF리테일)
이건준(왼쪽 두 번째) BGF리테일 대표와 임직원. (사진=BGF리테일)

 

그 일환 중 하나가 ‘싱싱상생’이다. 농가 돕기 프로젝트 하나로 상품성이 떨어져 일반 경로로 유통이 어려운 채소들을 모아 판매하는 ‘싱싱상생’ 브랜드를 론칭했다. 싱싱상생은 맛과 품질, 영양면에서는 일반 상품과 다르지 않으나 색상과 모양이 고르지 못한 일명 ‘못난이 채소’들을 취급한다.

CU는 채소류 전문 유통 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손잡고 싱싱상생 상품들을 선보인다. 싱싱상생 상품들은 유사 상품 대비 30~4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이번 상품이 농가 상생 효과와 더불어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고객 수요가 높은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소용량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채소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CU의 최근 3개년 연도별 채소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2020년 78.3%, 2021년 23.6%, 2022년 25.8%로 매년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보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1~4월)도 전년 대비 28.3% 증가하며 견조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알뜰 쇼핑 위한 초저가 전략 역시 이어진다. 10년 전 가격 수준의 초가성비 상품들을 연달아 출시하고 나선 것이다. 

CU에 따르면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 속 실질적인 혜택을 마련하기 위해 하절기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초특가 상품들을 기획했다. 1000원 막걸리인 ‘서민 막걸리(750ml, 6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도미노 가격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중간 마진을 낮추고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한 차별화 상품으로 초저가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CU가 이처럼 가성비를 극대화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대량 납품을 위한 자동화 설비는 갖추었으나 판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업체와 함께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 직접 쌀을 공급 받으며 제조 단가를 낮추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이스크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초저가 아이스크림 출시나 get아이스아메리카노 가격 인하 프로모션 등도 알뜰 소비족을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실제 CU가 get아이스아메리카노의 가격을 인하한 후 해당 상품 판매량이 전월의 2배 수준까지 증가하면서 알뜰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이 적중했다는 해석이다.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 눈으로 즐기고 몸으로 즐기는 MZ세대 마케팅 ‘적중’ 

BGF리테일 CU의 성공적인 행보에는 다양한 세대 마케팅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BGF리테일은 독일 국제포럼디자인 주관의 ‘2023 iF (International Forum) 디자인 어워드’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미국 산업디자인 협의 주관의 IDEA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불린다. 

수상작은 BGF리테일의 홈페이지다. BGF리테일은 ‘좋은친구’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춰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바탕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를 리뉴얼 했다.

BGF리테일 홈페이지는 3D 애니메이션으로 회사의 핵심 역량을 한눈에 전달하는 한편 사용자가 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실용적인 정보 배치로 회사의 비전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홈페이지는 메인 화면에 BGF리테일만의 차별화된 프랜차이즈 시스템 소개를 시작으로 스크롤과 스와이프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와 그래픽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리뉴얼에 맞춰 BGF그룹의 다채로운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그룹사 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BGF LIVE’도 공개해 회사에 관심이 높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도 인기다. CU에 따르면 유튜브 콘텐츠 ‘편의점 뚝딱이’가 지난해 ‘편의점 고인물’에 이어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편의점 뚝딱이는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개점 1년차 20대 초보 점주의 다사다난한 편의점 운영기를 그린 15부작 숏츠 드라마로 CU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씨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플레이리스트의 유튜브 채널 숏플리 등에서 방영됐다.

해당 콘텐츠는 방영과 동시에 유튜브 인기 급상승 쇼츠에 연달아 오르면서 열흘 만에 누적 조회수 20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매회 평균 65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약 4개월 만에 1억뷰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댓글, 좋아요, 추천 등 시청자들의 반응을 알 수 있는 콘텐츠 반응지수(PIS)도 무려 380만 건을 돌파하며 편의점 콘텐츠의 흥행몰이를 이어갔다. 편의점 뚝딱이의 인기에 전작인 편의점 고인물까지 역주행하며 누적 조회수 약 1억 8000뷰까지 치솟았다.

해당 콘텐츠들의 인기 비결은 생활 속 가장 가까운 소비 채널인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활 밀착 에피소드를 MZ세대의 코드에 맞춰 유쾌하게 풀어내며 SNS 등에서 폭발적인 입소문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편의점 고인물 1억 뷰 때만 보더라도 하루 평균 약 256만 명이 시청했다. 이를 단순 시청률로 계산하면 약 5.0%로 TV 드라마 순위 6~7위에 달하는 수치다. 편의점 고인물의 공동제작사인 CU와 플레이리스트는 지난해 광고 어워즈인 ‘2022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온라인 영상 부문 대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리리코의 사회생활’, ‘가요이의 쿠킹타임’ 등 인기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차별화된 콘텐츠 기획을 위한 CU의 노력을 B급 코드로 담은 ‘CU 단막극’도 열흘 만에 25만 뷰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체험형 프로모션 확대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CU는 편의점업계에서 유일하게 지난 6일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 ‘서울 브릿지 맛-켓’ 행사에 참여했다. 서울 브릿지 맛-켓은 서울 최대 쇼핑·관광 축제인 ‘2023 서울페스타’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한강에서 즐기는 서울의 맛’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관광객을 겨냥해 K-편의점 먹거리를 포함한 다양한 K푸드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모았다. 

이동형편의점을 통해 서비스체험존이나 포토존을 통해 다양한 차별화 서비스 경험을 극대화시켰다. CU는 지역축제, 구호활동 등 비정기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형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동형편의점은 구호 손길이 필요한 곳에 출동해 이재민과 구호 인력을 대상으로 식음료를 무상 제공하는 지원 센터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의 특성상 소비 트렌드에 맞춰야 하고 그에 적절한 행사를 진행한 부분이 반응이 좋았던 거 같다”면서 “콘텐츠의 경우에도 마케팅 기획이 뛰어나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20, 30대 매출 비중이 높다 보니 그에 따른 콘텐츠 개발이나 서비스 확대 등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 혜택 프로모션이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세대 소통 마케팅은 매출 집중에 앞서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나 평가하고 있다”면서 “물가 인상 기조나 알뜰 소비 트렌드에 맞춰 앞으로도 보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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