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대표 도시 뉴욕시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한 수많은 고층 빌딩의 무게에 짓눌려 매년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지질학자 톰 파슨스 박사 등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뉴욕시는 고층건물이 지반을 누르면서 해마다 1~2㎜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연구팀은 뉴욕시에 존재하는 도로·보도·다리·철도 및 기타 포장 지역을 제외한 100만 동이 넘는 건물의 누적 무게를 추산했다. 계산 결과 뉴욕시 고층건물 100만 동 전체 무게는 코끼리 1억4000만 마리 무게에 해당하는 약 7억7000만t에 달한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뉴욕시를 100×100m 정사각형으로 분할해 건물 무게가 지면 대부분을 구성하는 점토와 모래 등 퇴적물에 미치는 하향 압력을 계산했다. 아래가 뉴욕시 지반에 가해지는 압력을 나타낸 것이다. B를 보면 중앙 맨해튼 일부 지역이 붉게 나타나 지반에 강한 압력이 가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arth's Future

연구팀 계산 결과, 지반 침하와 관련된 침하율은 1년간 평균 1∼2㎜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서양에 접해 점토가 풍부한 토양의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 일부 지역이 침하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많은 고층 빌딩이 밀집한 월가 금융지구 로어맨해튼은 침하 속도가 뉴욕시 평균보다 2배가량 빠르다.

파슨스 박사는 "얼핏 연간 침하율 1~2mm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수치라면 앞으로 뉴욕시 연안부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로어맨해튼 지역은 해발 1~2m 이하 지점에 위치해 있어 잠재적인 홍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허리케인 규모 확대로 로어맨해튼을 포함한 연안부 지역의 홍수 위험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1950년 이후 뉴욕시 주변 해수면은 이미 약 22㎝ 상승했다. 로어맨해튼은 이미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와 2021년 아이다로 침수 및 정전 등의 사태를 경험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대규모 홍수는 지금보다 4배 이상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arth's Future

연구팀은 뉴욕시는 연안부 홍수 위험이 세계 3위임에도 불구하고 허리케인 샌디 이후 건설된 약 6만7000건의 구조물 중 약 90%가 홍수 위험에 대한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파슨스 박사는 "반복된 홍수로 건물 기초가 반복적으로 바닷물에 노출되면 건물을 구축하는 철근이 부식될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가 약해져 결국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학술지 '어스 퓨처(Earth's Future)'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