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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온난화가 남극 대륙에서 수중 산사태를 유발해, 남극해에 거대 쓰나미(지진해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따르면 남극 대륙 지층 조사 결과, 300만 년 전과 1500만 년 전 지층에서 남극 대륙의 산사태로 인한 거대 쓰나미의 흔적이 발견됐다. 

당시 쓰나미는 남극해 주변 대륙인 남미·뉴질랜드·동남아시아 해안으로 밀려들었다. 기후변화로 해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현대에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경고한다.

남극 대륙의 고대 산사태 흔적은 2017년 남극 대륙 앞바다 로스해에서 처음 발견했다. 지층에는 식물 플랑크톤 화석으로 가득 찬 산사태의 증거 '느슨한(약한) 퇴적물' 층이 존재했다. 

2018년 연구팀은 다시 로스해 해저 깊숙이에서 지층을 원기둥 모양으로 굴착한 '퇴적물 코어'를 채취했다. 퇴적물 코어 분석 결과, 느슨한 퇴적물 층이 약 300만 년 전(플라이오세 중기 기후 온난기)과 약 1500만 년 전(마이오세 기후 온난기)에 형성되었고, 같은 시기 남극 대륙 주변의 해수온은 현재보다 약 3℃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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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수온 상승은 녹조의 대량 발생을 초래해 죽은 녹조가 퇴적물이 되어 지층이 취약해졌고, 여기에 온난화로 빙하의 얼음이 녹으면서 남극대륙 주변 판에 가해지는 하중이 가벼워지면서 산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퇴적물 코어를 추출한 국제해양발견프로그램 연구팀의 공동주임과학자인 로버트 맥케이 박사는 "느슨한 퇴적물 층은 지구의 기후 온난기에 형성되었으며, 이후 빙하기가 도래하면서 빙하와 빙산에 의해 운반된 두꺼운 거친 자갈층으로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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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남극 해저에는 산사태에 취약한 많은 퇴적물이 묻혀 있고 지금도 빙하는 녹고 있다"며 "과거 빙하의 융해로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설이 맞다면, 기후변화가 진행중인 현재에도 다시 해저 산사태로 인한 거대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대 해저 산사태로 발생한 쓰나미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해저 산사태로 쓰나미가 발생한 사례는 최근에도 관측되고 있다. 

1929년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인근 해저 산사태 유래로 발생한 높이 13m의 쓰나미는 2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또 1998년 파푸아뉴기니에서 발생한 높이 15m의 쓰나미의 희생자는 약 22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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