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200억 규모 비자금 조성


[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S-클래스’ 브랜드로 알려진 중흥건설이 사면초가 위기에 놓였다.


금호건설과 호반건설, 우미건설 등 호남지역 토착(土着)건설업체인 중흥건설은 전남지역을 기반으로 수도권지역 아파트 공급에 이어 세종시 전역에 S클래스 브랜드를 자리매김할 만큼 성장했다.


이처럼 지방시장과 수도권시장을 넘나들며 S클래스 브랜드를 단기간 주택시장에 정착시킨 중흥건설이 때 아닌 위기에 봉착했다.


중흥건설 정원주(48)사장이 수 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그간 쌓아 놓은 아성이 붕괴될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중흥건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성완종 게이트’를 불러 일으킨 정권 차원의 사정(司政)이라는 분석도 팽배하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흥건설 정 사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며 순천 신대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회자 자금을 빼돌려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4일 중흥건설 자금담당 이모(57) 부사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정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달 중흥건설 본사와 정 사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비자금 조성과 횡령 혐의 등에 관련된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는 2차례에 걸쳐 수색을 진행했다.


문제가 된 것은 전남 순천시 신대배후단지 개발사업이다. 신대배후단지 조성의혹은 지난해 6월 일방적인 실시계획 변경 등의 위법사항이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감사원은 관련 위법사실을 일부 확인한 뒤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중흥건설이 신대배후단지 개발 사업 과정에서 공공용지 매각을 위한 설계 변경으로 얻은 차액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일부러 수사를 느리게 진행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달 초 현직 임원이 구속되고 정 사장도 소환돼 조사를 받음으로써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 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정 사장의 구속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창립 이래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중흥건설은 자산총액 5조6000억원, 43개의 계열사로 올해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을 제치고 주택 공급실적 3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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