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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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코로나19 영향으로 팬데믹이라는 극히 특수한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른바 '코로나 베이비'의 의사소통 발달에 지연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 왕립외과의사학회(RCSI) 수잔 번(Susan Byrne)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소아질환회보(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태어난 아동의 2세 시점 발달 및 행동'을 조사한 최신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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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아이의 2세 시점 발달·행동은 팬데믹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과 거의 유사했다. 그러나 '소통' 측면에서는 분명한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RCSI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첫 3개월(2020년 3월~5월)'에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아이와 가족(354가족)을 추적 조사했다. 실험 대상자에게는 ▲생후 6개월 ▲12개월 ▲24개월 시점에 병원을 방문하도록 했다. 

팬데믹 기간인 만큼 일부 가족은 병원 방문이 같은 기간 유일한 외출인 경우도 있었다. 일부 아이는 병원 방문시 강한 경각심을 보였는데, 부모들은 평소 외출을 잘 하지 않는 탓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가족이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설문 조사 방식으로 아이의 생활과 발달 상태를 확인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확대 등의 영향으로 이 기간에 태어난 아이와 부모는 활동에 제약이 많았고, 비슷한 또래를 만나거나 다른 가정을 방문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아동 4명 중 1명은 생후 1년까지 또래 아이를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팬데믹 기간 중 아이 양육에 대한 질문에 부모들은 '고독' '고립' '도전' 같은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반면 아이와의 유대감이나 가족의 시간 증가 등, 몇 몇 긍정적 키워드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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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1세 아동의 발달 상황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인사의 뜻으로 손을 흔드는 등의 표현을 하는 아이는 팬데믹 이전에 태어난 또래 아이에 비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운동 기능에서 뚜렷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번 박사는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1세 미만 아기들은 특히 건강상의 이유로 밖으로 나가거나 돌아다니는 일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또 집에 오는 사람도 드물어 이전보다 작별인사를 배울 필요성이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팬데믹 시기에 태어난 아이가 2살이 된 시점에 ▲스스로 어떤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2개 혹은 3개의 단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지 ▲특정 사물을 올바르게 지칭할 수 있는지 ▲부모의 지시를 올바르게 따를 수 있는지 등 의사소통에 관한 심도 있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팬데믹 시기에 태어난 아이는 의사소통 관련 발달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시여세 아동 역시 운동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 등의 발달에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편, 팬데믹 시기에 태어난 아이에 대한 유사한 조사는 일본에서도 이루어졌다. 일본 교토대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낸 5세 아동은 의사소통 능력이 평균 4개월 정도의 지연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미국의학학회 '소아과학저널(JAMA Pediatrics)'에 게재됐다. 

번 박사는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아이들은 흥미로운 바깥 세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친척 혹은 또래 친구와의 만남 등 보다 폭넓은 사람들과 접촉해야 한다"며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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