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日교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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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우주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나무로 인공위성을 제작하는 연구가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본 교토대에 따르면 2024년에는 세계 최초의 목재 인공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다. 

나무는 우주선 제작에 사용되는 복합합금보다 친환경적이며, 수명을 마쳤을 때 분해나 완전 연소가 가능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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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현재 지구 주변에는 ▲미작동 인공위성 ▲로켓 본체나 로켓에서 분리된 페어링과 부스터 ▲부서진 우주선의 파편 등 우주 쓰레기를 포함한 인공물이 8440톤 이상 존재한다. 

위성 잔해 등의 우주 쓰레기들이 저궤도에서는 초당 7~8㎞, 정지궤도는 초당 3㎞의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은 지구에 큰 위협이다. 또 인공위성은 티타늄이나 알루미늄 등 광택이 있는 금속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밤하늘의 밝기가 10% 이상 증가하는 빛 공해가 발생하거나 대기권 추락 시 금속 미립자를 방출해 대기오염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교토대 연구팀은 일본 최대 건축·목재 회사 스미모토임업과 손잡고 2020년 4월 나무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위성을 개발하는 ‘리그노스텔라 스페이스 우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광택이 없고 대기권 추락 시에도 완전히 연소할 수 있는 나무 소재를 사용한 소형 인공위성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2023년 1월까지 290일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종류 목재의 우주 노출 실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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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우주 공간의 현저한 온도 변화와 태양에너지 입자선 등에 10개월간 노출되는 극한환경에서도 목재는 균열·휘어짐·박리·표면 손상 등 분해나 변형이 발생하지 않았고 질량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현재는 실험한 3종류 소재 중에서 목련나무를 선택해 인공위성을 제작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목재 인공위성의 이름은 '리그노샛(LignoSat)'으로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0cm에 불과한 초소형위성(큐브샛)이다. 

목련나무는 가볍고 가공이 쉽고 재질이 균일하다. 인공위성 제작 작업에는 일본 전통 공법 기술을 보유한 시가현 오쓰시(大津市)의 쿠로다 공방(黒田工房)이 참여했다. 목재의 변형이나 파손을 줄이기 위해 요철을 이용해 못이나 접착제 없이도 고정이 가능한 전통 방식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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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을 이끄는 우주 비행사 출신 도이 다카오(土井隆雄, 68) 박사는 목재가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앞서 “비도 안오고 벌레나 세균이 번식하지 않는 우주에서는 목재가 썩을 염려가 없어, 미래 우주 개발의 자재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리그노샛은 2024년 여름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 발사할 예정이며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목재 인공위성이 탄생하게 된다. 

연구팀은 "위성이 수명을 마친 뒤 자가 분해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생분해 가능 소재의 인공위성이 우주 쓰레기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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