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Issue] '주주가치 제고는 없었다'...카카오페이 성과의 단물은 '공동체'의 몫
[The-Issue] '주주가치 제고는 없었다'...카카오페이 성과의 단물은 '공동체'의 몫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22.01.12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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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공동체의 통 큰 ‘스톡옵션 시스템’…손실은 소액주주 몫
ⓒ데일리포스트=먹튀 논란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 DB 편집
ⓒ데일리포스트=먹튀 논란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 DB 편집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이런 사람(카카오페이 류영준)을 경영진으로 내정한 카카오도 문제입니다. 이렇게 주식을 막무가내로 매각했을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 같고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상장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매각하는 사례는 전무후무합니다. 분명 카카오페이에 투자한 사모펀드 등이 견제할 수 있었을텐데 그걸 놓쳤다는 것이 의문입니다.” (정호철 경실련 경제정책국 간사)

지난해 치러진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국내 스타트업 롤모델 카카오와 김범수 의장을 겨냥한 성토의 장이었다. 대한민국 ICT 산업에 있어 카카오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어느 한 군데 ‘카카오’ 브랜드를 거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만큼 거대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국정감사 내내 보여준 카카오의 성장 배경은 동네 수준의 풀뿌리 소상공인들의 피눈물의 자양분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저와 카카오 공동체 CEO들이 성장(카카오)에 취해 주위를 돌아보는 것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국회 산자중기위 국정감사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문어발식 투자와 경영을 통해 김 의장 자신과 가족, 친인척, 그리고 김 의장 자신이 언급했던 카카오 공동체 CEO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동네 상권마저 장악하는 천민적 자본주의 전형을 놓고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은 물론 김 의장의 두 자녀를 케이큐브홀딩스에 취업시키는 동시에 각각 주식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여기에 자신의 동생 김화영 전 케이큐브홀딩스 대표에게 14억 원 규모의 퇴직금 지급, 그리고 친인척을 대상으로 1000억 원 규모의 주식 증여에서 보여준 현실은 국민기업 카카오의 이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성장한 카카오의 김 의장은 지난해 7월 순 자산 134억 달러(한화 15조 4000억 원)으로 121억 달러(한화 13조 9000억 원)을 보유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1위 부자로 등극했다.

◆ 카카오 공동체 CEO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

회사 상장과 함께 자신이 보유한 막대한 지분을 이렇게 빨리 매각할 수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만큼 ‘먹튀’ 논란의 주인공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선택은 전광석화와 같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이 CEO로 있는 회사의 비전을 보고 십시일반 투자한 소액 주주들의 손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속전속결 치고 빠지는 전형적인 ‘투기’를 미래 성공 스타트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롤모델 카카오 공동체에서 고스란히 재연했다.

먹튀 논란의 주인공 류준영 카카오페이 대표는 회사 상장이 결정되자 자신이 보유한 400억 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내다 팔았다. 여기에 옵션으로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로 발탁되면서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했던 류 대표의 먹튀 덕분에 카카오페이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감수해야했다.

카카오페이 노조를 비롯해 언론과 여론의 뭇매가 거세지자 류 대표는 슬그머니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을 철회하고 스스로 사퇴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모럴 해저드가 팽배한 만큼 카카오 브랜드를 겨냥한 여론의 시선은 차갑기 때문이다.

“이번 먹튀에 대해 새삼 놀랍지 않다.”는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의 한 마디는 ‘혁신’과 ‘비전’을 강조하며 성장한 스타트업의 현실을 날카롭게 후벼 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에 빠진 카카오 보다 이를 통제하지 못한 거래소에 화가 치민다.”면서 “상장까지는 백번 양보할 수 있지만 코스피를 오가는 과정에서 터진 사고에 대해 견제하지 못한 거래소는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 우리끼리 나눠 먹는 ‘카카오 공동체 배당’…빅테크 기업의 ‘민낯’

일각에서는 작금 현상이 카카오페이와 류영준 대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빅테크 기업의 주체할 수 없는 막대한 수익에 따른 공동체 CEO의 ‘스톡옵션 몰아주기 경영’의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지배적이다.

앞서 언급했던 카카오 최고 수장인 김범수 의장의 재산 증식은 물론 가족과 친인척들에 대한 주식 증여 행위는 고스란히 김 의장 자신이 명시했던 ‘카카오 공동체 CEO’들에게도 적용된 것이다.

카카오 공동체 CEO 또는 임원 라인에 오르면 돈방석이 보장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실제로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됐다가 먹튀 역풍을 맞고 사퇴한 류 대표 뿐만 아니라 8명의 임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백억 원 규모의 차익을 챙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카카오와 전 공동체 모럴 해저드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에서 이렇게 사과했다. “상장사 경영진으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사과와 책임 경영 강화를 약속했다.

류 대표의 ‘책임감 고민, 주주가치 제고’를 중심으로 한 사과를 접한 한 네티즌은 그를 겨냥해 짤막하게 한 마디 던졌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보다 개인의 이익, 즉 현실의 돈만을 추구하는 경영진이 있는 기업은 언제든지 소액주주의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집단인 만큼 나는 결코 이런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뒤늦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류 대표의 먹튀 논란에 대해 카카오 한 임원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과 내외부 지적을 경청했고 류 대표 당사자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진사퇴(카카오 공동대표 내정)를 결정해 이사회가 수용했다.”면서 “앞으로 카카오는 내부적으로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가이드라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 정호철 간사는 “앞으로 이런 폐단을 근절하기 위해 소액 주주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사회나 총회의 경우 지분율로 결정되다 보니 소액주주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어 합리적인 평가 등을 위해 소액주주 다수결을 통한 경영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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