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ESG경영 원년 선포 후 녹색·상생·투명금융 강화
탈(脫) 탄소, 고객중심경영 확대 속 지배구조 둘러싼 잡음

기업의 생존이자 성장,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중요한 의제(Agenda)가 되고 있습니다. ESG경영이 기업가치와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조사결과들은 묵과할 수 없습니다. 국내외 ESG 평가 기관에서는 매년, 매분기 기업들의 ‘성적표’를 내놓고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객관적인 지표가 마련된 셈이죠. 경제적 성장 중심에서 가치적 성장 중심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금융권 역시 ‘녹색금융’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상생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윤리·준법경영을 통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탄소중립을 필두로 한 친환경 투자 등이 그 일환입니다. <편집자주>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데일리포스트=김명신 기자|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 기능을 강화하고 내부통제시스템 정비로 부실 없는 경영이 자리 잡도록 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의 틀을 마련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후손들까지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앞장설 것.(전영묵 대표, 2021년 신년사)”

삼성생명이 ESG경영에 두각을 드러내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2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오고 있으며 지난 2021년에는 ESG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해 본격적인 ESG 경영을 추진했다. 분야별 3대 전략방향을 녹색금융, 상생금융, 투명금융으로 정하고 ‘9대 약속’ 및 세부 실천 과제를 추진 중이다. 

삼성생명의 ESG경영 중심에는 2020년 합류한 전영묵 대표가 있다. 전 대표는 취임한 이래 매년 신년사를 통해 ESG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고 민감한 보험업의 특성상 ESG경영이 필수적으로 자리한 만큼 내부통제시스템의 재정비를 통해 법과 원칙에 따른 윤리경영 실천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2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ESG평가원은 ‘2022년 정례 상장대기업 ESG평가’ 조사를 발표했다. 평가대상 100개사의 평가 결과에서 삼성생명만이 A등급을 받아 보험업계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앞서 최근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대한 ESG평가 결과에서도 삼성생명은 A등급(종합 평점 합계 82.48점)을 받았다. 특히 환경(E) 80.60점·A, 사회(S) 76.65점·B+, 지배구조(G) 90.80점·S 등의 평가를 받으면서 시총 100대 기업 ESG평가(82.23점) 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가 발표한 올스타 선정 기업 조사에서도 20년 연속 선정된 기업 10개 사 중 유일하게 삼성생명이 보험업계에서 이름을 올렸다.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 고객중심경영(S)…탈(脫)석탄 투자 등 친환경 금융 확대(E)

삼성생명의 ESG경영 일환 중 사회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상생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측면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고객패널을 지난해 820명에서 올해 1000명으로 늘려 금융소비자들과 소통 강화에 나섰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진행된 고객패널 킥오프가 그 일환이다. 고객패널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삼성생명의 경영혁신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

삼성생명은 2004년 금융권 최초로 고객패널 제도를 도입했으며 이로 인한 다양한 의견은 실제 경영이나 업무에 반영돼 고객중심경영에 바탕이 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고객중심경영을 위해 ‘소비자보호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소비자보호실’로 격상시켰으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ESG경영 강화 측면에서 매년 ESG보고서를 발간해 오고 있다”면서 “특히  전영묵 사장의 ESG 핵심 가치 중 하나가 고객중심경영으로, ‘고객패널’ 제도는 소비자 권익 강화 측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고객패널들이 직접 체험 활동을 통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경영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매년 추가돼야 하는 점과 보완,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세대들을 추가하는 등 상황에 맞춰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 분야에서도 탄소배출량 감소 등 친환경 금융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생명은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금융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탄소배출량을 50% 감축(2018년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탄 채굴과 발전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하고,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앞서 2020년 11월 12일 탈석탄 투자정책 강화 방침으로 석탄발전사업 관련 투자나 보험 인수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 6월부터 석탄발전에 대한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의 누적 석탄금융 규모가 생명보험업계 1위인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간한 ‘2021 한국 석탄금융 백서(한국 석탄 금융 1년의 변화와 나아갈 길)’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1년 6월 말까지 삼성생명의 누적 석탄금융 규모는 4조 6985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ESG보고서를 참고하면 될 거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삼성생명 ESG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금융업 특성상 중요도가 높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배출량을 산정하고 금융으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감축관리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삼성생명 홈페이지)
(사진=삼성생명)

◆ 그룹 총수 일가 지분 둘러싼 지배구조 잡음(G)

삼성생명의 ESG경영 성장세와 맞물려 지배구조(Governance)를 둘러싼 잡음은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삼성생명과 총수 일가의 지분율에 따른 지배구조를 비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의 31.3%, 삼성생명 지분의 19.1%, 삼성전자 지분의 4.8%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삼성생명은 2012년부터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주주와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인데 주주의 이익보다는 오너 일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삼성생명이 스스로 제시한 목표인 지배구조 건전성의 근본적 문제는 바뀌지 않고 있다. ESG 경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회는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내(취득원가 기준)로 소유하도록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이른바 삼성생명법)을 논의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상당 부분을 매도해야 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와 관련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대한 비판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ESG보고서 자료 외에는 추가적인 멘트를 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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