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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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해안이나 선상에서 음식을 먹다 보면 갈매기가 손에서 음식을 가로채 날아가기도 한다. 

영국 서섹스대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갈매기는 두 가지 음식이 눈앞에 있을 때 사람이 손에 들고 있는 음식을 골라 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갈매기가 사람들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채집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iology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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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서식하는 재갈매기(Herring gull)는 해안이나 하구에 서식하며, 최근에는 도시와 가까운 곳에도 번식하면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점점 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재갈매기는 사람의 음식을 적극적으로 훔치는 행동을 익히고 있다. 

과거 연구에서는 갈매기가 학교 점심시간을 노려 음식을 훔치러 오거나 인간이 잠시 손에 든 후 땅에 둔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 그레이엄(Paul Graham) 서섹스대 신경행동학 교수 연구팀은 새롭게 갈매기가 '공간 내 물체를 사람이 만진 물체와 비교해 동일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서로 다른 물체를 비교하고 그것들이 동일한지 판단하는 능력은 단순한 물체 추적보다 높은 인지 능력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모래사장에 있는 갈매기 무리에서 몇 미터 떨어진 지점에 파란색과 초록색 감자칩 봉지를 놓았다. 그리고 해당 장소에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두 개의 봉지 중 한쪽 색의 봉지를 손에 들었다. 

갈매기가 두 개의 과자 봉지 중 어느 쪽에 관심을 보이는지 조사한 결과, 갈매기의 95%가 '근처에 앉아 있는 사람(연구자)이 가진 것과 동일한 색의 봉지'를 쪼아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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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갈매기들이 '사람이 들고 있는 봉지'와 '모래사장에 놓인 같은 색의 봉지'를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고 그쪽을 우선시해 선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레이엄 박사는 “과자 봉지에 접근한 갈매기 대부분 성체였으며, 음식을 탐하려면 어린 갈매기에게는 없는 대담함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선호하는 행동은 주로 사람과 오랜 시간 생활한 개 등의 가축에게서 나타난다. 하지만 재갈매기가 사람과 자주 상호작용하게 된 것은 약 80년 전부터로 비교적 짧다. 따라서 이러한 행동 특성은 사람과 공생했기 때문에 발달한 것이 아닌, 갈매기가 본래 높은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레이엄 박사는 "갈매기는 사람이 먹는 음식의 종류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먹이를 주지 않도록 할 것이 아니라 갈매기의 뛰어난 관찰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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