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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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두통은 세계 인구 90% 이상이 겪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두통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카페인 두통'이다. 

매일 아침 마시는 커피로 머리가 아플 수도 있고 카페인이 든 에너지 드링크를 과음해 두통이 생길 수도 있다. 반면, 두통약 주성분으로 카페인이 사용되기도 하는 등 카페인에는 두통을 억제하는 작용도 있다.

두통을 일으키기도 진정시키기도 하는 카페인과 두통의 관계에 대해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가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뉴욕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신경학 교수인 리처드 립튼(Richard Lipton) 박사에 따르면 카페인은 정신작용 물질로 자극작용과 혈관수축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것이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거나 정맥을 가늘게 만들어 두통에 영향을 준다.

또 카페인은 편두통을 진정시키고, 약을 더 빨리 흡수하게 하므로 두통약인 엑시드린( excedrin)을 비롯한 시판약과 처방약에 흔히 카페인무수물(무수카페인)이 사용되고 있다.

진통제와 카페인의 상승효과는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뇌 내 작용이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아데노신은 일반적으로 신경전달을 억제하는 진정 작용을 하는데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구조가 유사해 아데노신 대신 수용체와 결합해 중추신경을 흥분시킨다. 이것이 커피를 마시면 각성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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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데노신은 혈류를 증가시켜 혈관을 확장하는 반면,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킨다. 일부 두통은 뇌 혈관 확장으로 나타나며, 카페인으로 이러한 두통이 완화되는 것은 혈관 수축 작용 덕분이다.

아데노신은 통증 전달에도 복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통증 신호를 억제하기도 촉진하기도 하지만 그 기능을 카페인이 저해함으로써 두통이 가라앉을 수 있다. 카페인에는 해열진통제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등 진통제 흡수를 촉진시키거나 효과를 지속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으며, 이부프로펜 단독 사용보다 카페인과 병용하는 것이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진통 효과도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카페인과 두통약의 관계에 대해 립튼 박사는 "카페인 자체는 진통제가 아니지만 진통제와 결합하면 효과가 상승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두통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가진 카페인이지만 섭취 방법에 따라 두통이 더 쉽게 생길 우려도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하면 아데노신 수용체의 수가 증가해 아데노신 작용에 민감해진다.

카페인의 잦은 섭취로 카페인 내성과 의존증이 생기는데, 이것이 심해지면 우리 몸이 카페인의 혈관 수축 작용에 익숙해져 카페인을 끊는 순간 혈관이 급팽창하면서 두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지나친 커피나 과도한 에너지 음료 섭취로 일어나는 두통은 이것이 원인일 수 있다.

이 경우 카페인을 다시 섭취하면 금단증상인 두통은 가라앉을 수 있다. 반대로 카페인 섭취를 점차 줄이다가 장기간 섭취하지 않으면 아데노신 수용체도 줄어들고 의존증 증상도 감소하게 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건강한 성인의 카페인 섭취량을 하루 400mg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한 잔(평균 303mL) 기준 카페인 함유량은 136mg이다. 

다만 카페인에 대한 감수성은 개인마다 다른 만큼 400mg 이내라고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립튼 박사는 "카페인은 분명 '양날의 검'이다. 기분을 고양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때로는 통증을 멈출 수 있지만, 과용과 의존은 두통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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