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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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카페인의 각성 효과를 느낀 적이 없고, 밤늦게 커피를 마셔도 아무런 문제없이 잠이 드는 사람이 있다. 카페인 효과가 없는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와 카페인 대사 속도에 따른 영향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WP)가 정리했다.

◆ 유전자

우리가 섭취한 카페인은 간에서 분해된다. 카페인 분해가 잘 될수록 각성효과가 빨리 사라진다. 카페인이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에는 대사에 관여하는 'CYP1A2'라는 유전자가 필요하다. 

'CYP1A2'는 카페인 분해와 제거를 담당하는 효소를 제어한다. 전체 인구의 절반은 CYP1A2 복사본이 두 개이기 때문에 카페인 대사가 빠르게 이루어진다. 반면, 나머지 40%는 한 개이기 때문에 대사 속도가 느리고, 복사본이 없는 나머지 10%는 대사 속도가 극히 느리다.

카페인 '반감기'는 대사 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시간에서 8시간. 즉, 체내 카페인 중 절반을 제거하는 데 2시간에서 8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카페인 대사 속도만이 카페인 음료를 마셨을 때의 기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 뇌

미국 보딘 칼리지에서 신경과학 프로그램을 다루는 마누엘 디아스 리오스 박사에 따르면 카페인은 뇌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활성화를 저해함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

뇌 내 아데노신 수용체의 수는 '유전'과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으로 결정되며 커피를 자주 마시면 아데노신 수용체의 수는 증가한다.

디아스 리오스 박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커피 섭취와 상관없이 아데노신 수용체의 수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을 수 있다. 이 경우 커피를 지나치게 섭취해도 카페인이 모든 아데노신 수용체의 활성화를 저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카페인이 잘 듣지 않는다. 

◆ 심장에 미치는 영향

카페인 효과는 심혈관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를 보여, 카페인 대사가 느린 사람은 커피 섭취량이 늘어나면 심장마비 위험이 높아진다. 카페인 대사가 빠른 사람에게서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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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대사가 느린 사람 중 커피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고혈압이나 신장병과 같은 다른 질환의 위험도 높아진다. 카페인이 혈액 속에 잔류함으로써 신체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 운동에 미치는 영향

다양한 연구를 통해 카페인에는 운동 퍼포먼스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페인이 체내에 오래 머무르는 카페인 대사가 느린 사람이 운동 효과가 더 좋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대사 속도가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카페인 섭취 후 운동 능력 변화를 조사한 연구에서 대사 속도가 빠른 사람은 자전거 타임 트라이얼 성적이 향상됐고 대사가 느린 사람은 성적이 떨어졌다. 성적 하락의 이유는 카페인이 혈관 수축 물질이기 때문에, 근육으로의 혈류가 감소한 영향이다.

또 남성 사이클리스트 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카페인이 퍼포먼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카페인 대사가 빠른 사람도 대사가 느린 사람과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페인 대사가 빠를 경우 몸이 카페인을 빠르게 분해하기 때문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오랫동안 체내에 머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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