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과 주변 행성 상상도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SA-CXC-Univ. of Illinois-I. Brunton et al. 제공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수명이 다한 별은 생애의 마지막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으며 순간적으로 대폭발을 일으킨다. 이를 '초신성(超新星·supernova) 폭발'이라고 부른다. 

초신성 폭발이 발생하면 강렬한 감마선이 주위로 방출되어 50광년 이내 행성에 사는 생명체는 괴멸적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이언 필즈(Brian D. Fields) 일리노이대 천문학 교수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50광년 가정보다 약 3배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발생한 초신성 폭발도 행성 대기에 심각한 영향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The Astrophysical Journal

기존 연구에 따르면 초신성 폭발이 발생하면 방출된 감마선에 의해 반경 5광년 이내 행성 표면에 사는 생명체는 모두 멸종, 25광년 이내 행성 생명체의 절반이 멸종, 50광년 이내 행성 생명체는 괴멸적 피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관측위성과 닐 게렐스 스위프트, NuSTAR((핵분광망원경배열) 등으로 31개 초신성을 관측해 발견한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초신성 폭발로 방출되는 X선이 최대 160광년 떨어진 행성 대기까지 매우 심각한 손상을 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신성 폭발로 인한 감마선 방출은 수일에서 수개월이면 진정된다. 그러나 폭발로 인한 폭풍이 고밀도 가스 구름과 충돌해 발생하는 X선은 수개월에서 수십 년에 걸쳐 방출되며 충격파로 인해 감마선보다 훨씬 멀리 도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초신성 폭발로 생성되는 강한 X선은 최대 160광년 거리의 행성 대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의 이안 브런튼(Ian R. Brunton) 박사는 "만약 X선이 지구를 강타한다면 행성을 보호하는 오존층 대부분이 파괴되어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생물을 보호하는 기능이 상실된다"며 "오존층이 파괴되면 인간과 동물은 대멸종에 직면하고, 심해나 지하 이외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현재 X선으로 대량 멸종을 일으킬 수 있는 별은 지구 부근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관측한 초신성 31개 중 일부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SA-CXC-Univ. of Illinois-I. Brunton et al. 제공

지구는 과거 초신성 폭발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서 채취한 철의 방사성 동위원소 조사 결과, 약 200만~800만 년 전 지구로부터 약 65600광년 거리에서 초신성 폭발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들 초신성 폭발 중 하나 혹은 복수가 상호작용해 지구 대기에 강한 X선을 방사했고, 이것이 생명 진화에 어떤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신성 폭발은 은하에서 지구와 비슷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영역인 해비터블 존(habitable zone)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필즈 교수는 "초신성 폭발로 생성된 X선에 관한 추가 연구는 별의 생애주기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주생물학·고생물학·지구과학 등의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