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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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달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가장 유력한 건 탄생한 지 얼마 안된 원시 지구에 화성 정도 크기의 행성 '테이아(Theia)'가 충돌해 그 파편이 달이 되었다는 '자이언트 임팩트설(Gaint Impact)'이다. 

아폴로 계획의 마지막 미션 아폴로 17호가 가져온 달 시료를 분석한 새로운 연구에서 달이 형성된 것은 기존에 추정한 것보다 4000만 년 더 오래된 '약 44억 6000만 년 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드 자연사 박물관 우주과학자 필립 헥 박사와 제니카 그리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교수가 이끈 국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지오케미컬 퍼스펙티브 레터(Geochemical Perspectives Letters)’에 발표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Geochemical Perspectives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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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에는 ▲글래스고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노스웨스턴대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 ▲시카고대 연구팀 등이 참여했다. 

달은 지구가 생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이언트 임팩트설에 근거하면 테이아 충돌로부터 불과 몇 시간 만에 형성됐을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국제 연구팀은 아폴로 17호가 달에서 가져온 지르콘(zircon) 결정을 분석함으로써 달이 언제 형성되었는지 조사했다. 지르콘 결정의 나이로 달의 최소 나이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르콘 결정은 초고온과 강한 압력에 의해 형성되는 미세 암석으로 지구에서도 운석이 충돌한 크레이터의 연대 측정 등에 이용되고 있다. 형성 직후의 달은 표면이 지르콘을 녹일 정도로 고온의 마그마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달 표면에 존재하는 지르콘 결정은 모두 달 표면이 차가워진 후에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또 지르콘 결정 외층에는 방사성 원소인 우라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우라늄이 방사성 붕괴로 변화된 납도 존재한다. 이 우라늄과 납의 비율을 측정하면 지르콘 결정이 언제 형성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아폴로 17호가 가져온 지르콘 결정을 분석해 달이 적어도 어느 시점에 존재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필드 자연사 박물관의 헥 박사는 "지르콘 결정은 지구와 거대한 물체가 충돌했을 때 녹아버린 암석 마그마를 버틸 수 없다. 따라서 달 표면의 지르콘 결정은 달 마그마가 식은 후 형성된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르콘 결정은 녹고 그 화학적 특징은 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노스웨스턴대에 있는 전용 장비를 사용해 원자탐침단층분석법(Atom Probe Tomography)으로 지르콘 결정을 분석했다. 이는 날카롭고 뾰족하게 만든 샘플 일부에 자외선 레이저를 조사해 표면에서 미량의 원자를 증발시킨 후, 이 증발한 원자를 질량분석계로 측정해 원자 비율을 조사하는 기법이다. 

아래 이미지는 연구팀이 분석을 위해 실제로 뾰족하게 만든 지르콘 결정 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Geochemical Perspectives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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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우라늄과 납 비율에서 아폴로 17호가 가져온 지르콘 결정은 '44억60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헥 박사는 "달은 행성계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지구 자전축을 안정시키고 하루가 24시간이 되게 하며 조수 현상을 일으키는 것은 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달이 없었다면 지구상의 생물은 다른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달은 우리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자연 시스템의 일부이며, 이번 연구는 그 전체상의 작은 퍼즐 조각 하나를 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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