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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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류가 우주로 활동 범위를 넓힌 지 반세기가 지났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 장기 체류하는 것이 인간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아직 많다. 

2022년에는 6개월 이상 우주 임무에 종사하는 우주비행사는 오랫동안 미세중력에 노출되어 약 20년분 노화에 해당하는 골량 감소(골밀도 손실)에 시달리며, 지구로 귀환해도 절반 정도밖에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앞선 연구에서도 장기 우주 체류가 근육 및 뼈의 쇠약을 초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대학과 NASA 존슨 우주센터 연구팀이 우주 체류 기간이 인간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cientific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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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수막이라고 불리는 여러 개의 얇은 막으로 덮여 있고, 수막과 뇌 사이에는 뇌척수액이 존재한다. 이 뇌척수액은 뇌실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생산되어 뇌에 쿠션 역할을 하며, 세포 노폐물을 씻어내고 혈류에서 영양을 흡수하는 기능도 가진다.

연구팀이 우주비행사 30명의 MRI 스캔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우주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 뇌실 크기가 커지고 뇌척수액 양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주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두개골 내에서 뇌가 상향 이동하기 때문에 뇌실이 팽창하고 뇌척수액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뇌실 팽창이 무중력으로 인한 뇌척수액의 뇌내 분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30명의 우주비행사 중 7명은 우주 임무 간격이 3년 미만이어서 뇌실 팽창이 그리 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뇌척수액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뇌실이 한번 수축된 상태에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은 사이 우주 비행 임무를 맡은 것이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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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거 우주비행 임무를 수행한 횟수가 많을수록 뇌실 팽창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우주비행사의 뇌가 여러 차례에 걸친 임무에 익숙해져서 팽창하지 않게 되었거나, 임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플로리다대 헤더 맥그리거(Heather McGregor)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뇌가 여러 차례 우주 체류를 경험하면 그 영향이 누적된다는 것, 그리고 뇌가 미세중력과 우주비행 임무 환경에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뇌실 크기가 팽창하거나 뇌척수액의 양이 증가하는 것이 우주비행사의 건강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뇌척수액 증가는 시력 저하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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