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엑손모빌'이 숨겨온 진실..."1970년대 이미 기후위기 정확히 예측"
美'엑손모빌'이 숨겨온 진실..."1970년대 이미 기후위기 정확히 예측"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3.01.18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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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엑손모빌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하버드 대학과 포츠담 기후 영향 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세계최대 석유화학기업인 미국 '엑손모빌(ExxonMobil)'이 1970년대에 작성한 지구온난화에 관한 예측이 매우 정확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cience(2023.01)

◆ 엑손모빌, 40년 전부터 기후변화 심각성 숨겨

엑손모빌은 1970년대부터 매우 정교하게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진행해 왔다. 당시 엑손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기후 변화에 대한 상당한 전문지식이 있었고 2020년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420ppm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엑손모빌 내부 문서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InsideClimate News(2019)

실제로 2019년 5월 온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415ppm을 돌파하며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엑손모빌이 화석연료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위기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매우 정확한 예측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1970년대부터 엑손모빌은 지구온난화 연구를 위해 최고의 전문가들을 고용, 이산화탄소 샘플링 및 상세한 기후 모델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양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조사하기 위해 거액을 지출하는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례 없는 과학적 연구를 진행했다. 

1978년에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변화가 해수면 상승을 비롯해 농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 내용이 엑손모빌 임원들에게 보고됐다. 보고서 작성자인 제임스 블랙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막기 위해 "향후 10년 이내에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엑손은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은 채 지구온난화 관련 연구를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1988년 나사(NASA) 과학자 제임스 핸슨(James Hansen)이 지구온난화 대책을 촉구하자, 엑손모빌은 이에 맞서 지구온난화 현상에 과학적 의문을 제기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로비단체 GCC(Global Climate Coalition) 설립을 지원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를 '정크 과학(junk science)'이라며 비난한 석유업계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ewEnergyNews(2005)

GCC는 회원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공격적인 대중홍보 캠페인을 전개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다. 결과적으로 엑손의 노력은 미국, 중국, 인도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는 데 영향을 미쳐 국제적 노력을 둔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 엑손모빌의 예측 정확도, 정량평가로 증명

이 같은 사실은 환경분야 탐사보도 온라인 매체인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ICN, InsideClimate News)’가 2019년 입수한 회사 내부 문서를 통해 처음 드러났다. 

엑손모빌이 숨겨온 사실과 공작이 밝혀진 후 거센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엑손모빌의 과거 예측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연구 논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하버드대학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엑손모빌 예측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엑손모빌의 예측 데이터는 수십 년 전부터 상당히 정확하게 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앞날을 예측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밝혀졌다. 

아래 그래프는 회색 선이 엑손모빌 과학자들이 예측한 지구온난화 예측 데이터이며, 붉은색 선이 지구에서 실제로 관측된 평균 기온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회색 선이 여러 개인 것은 엑손모빌이 1977년부터 2003년에 걸쳐 여러 기후 모델을 구축해 지구의 온도 변화를 예측했기 때문이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cience(2023.01)

연구팀은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과 동일한 통계기법을 통해 엑손모빌 과학자가 보고한 지구온난화 예측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엑손모빌 예측의 63~83%가 이후 지구온난화 결과와 일치했다.  

엑손모빌 과학자가 모델화한 복수의 예측에 대한 평균 스킬 스코어(Forecast skill)는 67~75%였고, 가장 정밀도가 높은 모델의 경우는 99%였다. 참고로 NASA 소속 제임스 한센 박사가 1988년에 미국 의회에 제출한 지구온난화 예측의 스킬 스코어는 38~66%였다.

논문 공저자 중 한 명인 나오미 오레스케즈(Naomi Oreskes) 하버드대 교수는 "엑손모빌의 예측 정확성은 놀라웠다. 예측 대부분은 이후의 실제 관측 결과와 일치한다. 그러나 기후 과학에 관한 엑손모빌의 공식 성명은 자신들의 예측과 모순되는 것이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회사 임원진의 위선이 공공연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엑손모빌은 기업 이익을 위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숨기고 온난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공작을 펼쳤다는 이유로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등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논문에는 "이번 조사결과는 연구자·언론인·변호사·정치인 등에 의한 '엑손모빌이 인위적인 지구온난화 위협을 정확하게 예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정량적 정확성을 더하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번 논문 발표로 엑손모빌 측에 대한 비난의 여론과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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