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온난화로 인한 지구 기후변화와 가뭄·폭우·폭염 등 이상기후로 작물 흉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른 식량 가격 급등과 공급 정체가 발생할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의 곡창지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흉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카이 콘후버(Kai Kornhuber) 교수 연구팀이 전 세계 주요 식량 생산 지역에서 수확량 감소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munication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munications

기후변화 속에서 식량 안보를 확보하는 것은 세계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이고 예방 가능한 대응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미래 기후 조건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이 필요하다. 

세계의 '곡창지대'로 알려진 몇몇 작물 생산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작물 흉작이 발생한다면 수출 제한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식량 불안이 커지고 식량 안보가 어려워진다. 

연구팀은 우선 북아메리카 중앙부·동서유럽·아시아 등 중위도 온대기후 지역에 위치한 곡창지대 상공을 지나는 제트기류(Jet stream·강한 공기의 흐름)에 의한 흉작 가능성을 조사했다.

아래 이미지에서 ▲연보라색 물결 선: 제트기류 경로 ▲녹색: 주요 곡창지대 ▲빨간색 사선: 폭염 영향을 받는 지역 ▲파란색 사선: 냉하(날씨 불안정으로 저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여름) 등의 영향을 받는 지역을 각각 의미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munication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munications

연구팀 조사 결과, '로스비 파'(Rossby wave :공기 이동시 형성되는 물결모양)라고 불리는 대기파 발생이 전 세계 곡창지대에 이상기후를 일으켜 작물 흉작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일례가 2022년 7월에 발생한 표면 온도 편차다. 붉은 지역은 평균기온보다 높았으며 동그라미 속 5개 지역은 로스비 파로 동시다발적으로 열파가 도래해 평균보다 기온이 상승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munication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munications

이번 조사로 로스비 파 발생으로 제트기류가 큰 물결 모양을 그리는 주요 곡창지대는 작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흉작이 발생할 확률이 지역에 따라 3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 연구팀은 로스비 파로 인한 제트기류 사행(蛇行·규칙적인 사인커브 모양의 곡선)이 작물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960년부터 2014년까지의 관측 데이터와 기후 모델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현재의 기후 모델은 급격히 변동하는 제트의 위치와 강도는 나타낼 수 있지만, 국지적인 이상기후 정도는 정확하게 재현하지 못했다. 이는 제트기류의 불안정성이 이상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그동안 과소평가됐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콘후버 교수는 온난화를 억제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2045년부터 2099년에 걸친 '미래 작물 상황 예측'을 진행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최근 심각한 이상기후가 여러 차례 발생한 북아메리카와 시베리아의 작물 흉작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다. 또 이들 지역은 향후 제트기류 사행 현상으로 폭염 영향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팀은 기존 기후위험 평가에 대해 "대기 역학이나 기후변화와 관련된 여러 현상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있어 이상기후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을 간과했을 가능성이 있다. 기후나 농업 모델 개선을 위해 보다 실증적이고 프로세스에 기반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콘후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작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측면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며 "우리는 미래의 복잡한 기후변화 위험에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 정확한 기후모델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