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계절 사이클·엘니뇨 현상·지구 온난화의 삼중고로 지구의 온도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7월 4일 지구 평균기온은 17.18도에 달하며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래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기상학자들은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4일이 지난 12만5000년 중에서도 가장 더운 날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기록 경신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래는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NCEP) 데이터를 토대로 미국 메인대학교가 작성한 기온 추이 그래프다. 지난 3일 세계 평균기온이 17.01도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이 기록은 경신됐다.
영국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바울 체피시 박사에 따르면 기온은 기상관측소·선박·해양부표·인공위성 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도출된다. 정확도에 대해서는 "이는 지구 각지의 지표 온도가 몇 도였는지 우리가 알 수 있는 최선의 추정치"라고 말했다.
이미 세계 곳곳은 폭염에 허덕이고 있다. 7월 들어 미국에서는 5700만 명이 위험한 수준의 더위에 노출됐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는 기온이 연일 35도를 넘고 북아프리카에서는 기온이 50도를 돌파했다.
체피 박사는 "수목과 빙상 코어 분석 등을 통해 과거 기온 추이를 추정한다. 해당 데이터는 적어도 12만5000년 전 간빙기 이후 이렇게 지구가 더웠던 시기는 없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을 멈출 대항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기온은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영국 옥스퍼드대 마일스 앨런 박사는 "가장 더운 날은 지구온난화, 엘니뇨 현상, 연간 사이클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나온다. 지구 온도는 10년에 0.25도씩 올라가고 있다. 이번 기록은 단발적인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경신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을 체택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유엔 산하 기상학 전문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는 2027년까지 이 기준을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MO는 지난 5월 "2027년 이전에 세계 연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밝혔다. 즉, 2027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 폭 1.5도 제한선을 넘어서는 해가 나올 확률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또 2023~2027년의 5년 중 1년 이상 혹은 5년 모두 관측 사상 최고기온이 나올 가능성은 98%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기준을 일시적으로 초과했다고 해서 기후변화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이대로 지구온난화에 제동이 걸리지 않은 채 기준을 넘어선다면 폭염·기아·감염병과 같은 재해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구촌을 덮칠 것이다.
게다가 기온 상승을 억제하던 라니냐 현상은 지난 3월 마침내 종식되고 올해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다. 엘니뇨와 온실가스 효과가 함께 나타난 2016년이 기록상 지구가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되고 있는데, 올해 다시 엘니뇨가 도래해 앞으로 한층 심한 무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 WMO는 최근 올 연말이면 엘니뇨가 최소 중간급 이상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체피 박사는 "앞으로 온실가스 제로 달성을 위한 신속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온난화는 가속화되고 기온 기록은 점점 더 빈번하게 경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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