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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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이 신규 사업 모색에 오랜 시간 집중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임원진들은 내부적으로 '제4의 기둥(fourth pillar)'이라고 부르며 신수익원을 수년째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도전에도 불구하고 수익원 찾기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아마존이 성공시킨 세 가지 핵심 사업 

아마존은 최근 의료서비스·오프라인 매장·엔터테인먼트·하드웨어 등 새로운 분야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여전히 '제4의 기둥'을 찾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마존이 지금까지 성공시켜 온 세 가지 핵심 사업은 (1) 전자상거래(외부 셀러의 마켓플레이스를 포함한 온라인 쇼핑) (2)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구독 서비스) (3) 클라우드 컴퓨팅(Amazon Web Services, AWS)이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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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1% 상승한 1344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업별 매출을 온라인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4% 상승한 530억 달러였고, 외부 셀러 전용 서비스(물류 서비스 포함)는 약 323억달러, 아마존 프라임 등 구독 서비스 수입은 약 99억달러이다. 클라우드 부문 1위인 AW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한 2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즉 이들 세 사업의 매출 합계는 약 약 1173억달러로 아마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 수익성 없는 사업 정리 연이어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사업으로 이미 큰 성공을 거둔 아마존이지만 최근의 도전은 부진한 모습이다. 신규 사업으로 의욕을 보였던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2015년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 시애틀에 오픈한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슈퍼마켓 체인인 '홀푸드 마켓'을 137억달러에 인수했고, 자사의 기술을 총집결한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와 종합매장 '아마존 4-스타'등의 매장을 늘려 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마존이 홀푸드 마켓을 인수한 이후 1조 600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미국 식품·일용품 시장에서 기대했던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아마존은 2022년 미국과 영국에서 68개에 달하는 ▲아마존 북스 ▲아마존 4-스타 ▲아마존 팝업 등 매장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아마존 4-스타와 아마존 팝업은 아마존 사이트에서 별 4개 이상의 리뷰를 모은 상품만을 취급하거나 인기가 많은 전자제품·장난감·게임·가정용품 등을 판매하는 점포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방편이었을 뿐"이라며 "아마존이 다른 모든 사람의 서점을 망하게 한 뒤 자체 오프라인 서점의 폐점을 결정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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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해 초에는 아마존 고와 직영 슈퍼 아마존 프레시의 신규 출점까지 연기했다. 이들 오프라인 매장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약 50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3.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디 재시(Andy Jassy) 아마존 CEO가 열의를 보였던 헬스케어 부문도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고 직원들도 구조조정 명단에 올렸다. 아마존이 2020년에 발표한 독자 헬스케어 서비스 '헤일로(Halo)'는 7월말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아울러 아마존 하드웨어 부문은 아마존 인력 감축 당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당시 아마존 에코 개발팀은 대부분 해고됐다. 아마존은 한때 AI 비서 알렉사를 쇼핑에 도입하면서 대화형 AI 분야에서 앞선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알렉사가 매출 확대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사내에서 '거대한 실패'로 여겨졌고, 개발팀도 대규모 인원 감축을 피하지 못했다.  

◆ 아마존의 새로운 블루오션은? 

WSJ는 위성 인터넷 사업인 '프로젝트 카이퍼'와 자회사 '죽스'를 통해 진행 중인 자율주행차 사업 등이 아마존이 주목하는 차기 사업, 즉 제4의 기둥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저궤도 인공위성으로 전세계에 광대역 인터넷 통신을 제공하겠다는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카이퍼는 천문학자인 제러드 카이퍼(Gerard Kuiper)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아마존 산하 벤처 ‘카이퍼 시스템즈(Kuiper Systems LLC)’가 주도하고 있다. 

 

프로젝트 카이퍼로 발사될 인공위성은 총 3236개다. 고도 590km(784개), 고도 610km(1296개) 고도 630km(1156개)의 세 위성 궤도로 나뉘어 각각 배치된다. 이를 통해 통신지연으로 생기는 대기 시간을 줄이고 발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a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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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는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준비시설인 '위성처리시설(satellite-processing facility)'을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케네디 우주 센터 내에 면적 약 9300제곱미터(㎡)로 들어설 예정이며, 건설에는 1억20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 최근 자율주행 투자 축소 움직임 속에서도 아마존은 꾸준히 관련 인력을 늘리며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이 아마존 배송의 지향점이자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산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죽스(Zoox)'는 시범 운행 범위를 확대 중이다.

2020년 12월 무인 택시 외관을 처음 공개한 죽스는 2021년 10월 미국 시애틀 도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처음으로 진행했다. 

올해 2월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캘리포니아 공공 도로에서 승객을 태운 채 자율주행 택시를 시험했다. 6월부터는 미국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 시험주행을 시작했다. 죽스 직원을 태우고 공공도로를 주행하는 테스트다.

 

다양한 업계의 신규 사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두어 온 아마존. 특정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만으로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추락하고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온라인 쇼핑에서 출발한 아마존이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바로 '고객'에 있다. 특정 업종에 구애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과 접점이 가능한 모든 영역에 발을 뻗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며 회사를 성장시킨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프라인을 무대로 한 수많은 업체들은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경영 악화로 무수히 사라졌다. 아마존이 진입하면 다 죽는다는 '데스 바이 아마존(Death by Amazon)'이나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문어발식 도전으로 파괴적 혁신에 대한 감을 잃은 것일까? 신규 사업에서만큼은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한 아마존이 과연 '제4의 기둥'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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